[일의 성과 극대화]바쁜 사람은 항상 바쁘다
- 이병섭
- 2024.06.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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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전 회사에서 컨설팅 조직의 뛰어난 몇 명을 관찰해본 적이 있었다. 한 PM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리딩하는 프로젝트는 항상 뛰어난 결과와 고객 만족을 얻어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모든 프로젝트마다 밤을 새우고 고생하면서 했다. 같이 참여한 직원들은 처음에는 많이 배운다고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꺼려 했다. 이에 처음에는 '저 친구는 참 운이 없게도 어려운 프로젝트만 골라가며 맡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프로젝트마다 그런 모습을 보고는 그게 아님을 알았다.
2. 또 한 PM은 흥미롭게도 몇몇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맡은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여유롭게 했다. 퇴근도 제시간에 하고 주말에 여유도 가지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고객 모두가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은 평가가 좋았다. 팀원들도 좋았다. 처음에는 '저 친구는 참 운이 좋게도 쉬운 프로젝트만 맡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프로젝트마다 그런 모습을 보고는 그게 아님을 알았다.
3. 가끔 "저는 너무 바빠요. 좀 여유롭게 일할 수 없을까요?"라고 상담하는 분들을 만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런 분들의 상당수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환경에서조차 스스로를 바쁘게 굴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개(항상은 아니다) 바쁜 사람은 여유로운 일을 맡아도 바쁘고, 여유로운 사람은 정신없는 일을 맡아도 여유롭다.
4. 1번과 2번 유형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1번은 고객 수준이나 프로젝트의 유형과 무관하게 목표를 항상 100%에 잡았고 품질에 대한 스스로의 완벽성과 만족을 중시하며 일했다. 항상 계획을 빡빡하게 잡았다. 고객의 평가와 무관하게 자신이 만족해야 했기에 매사 힘들 수밖에 없었다. 2번 유형은 고객의 수준과 프로젝트의 유형에 따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고객의 수준이 80이면 85정도를 목표로 했던 것이다. 가끔 수준이 높은 고객 프로젝트는 힘들게 진행했지만 대개의 프로젝트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것이다.
5. '어느 쪽이 나은가?'라고 일방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일의 단계에 따라, 가치의 기준에 따라, 본인의 소신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
6. 나 자신도 몇 년간(30대 중반 ~ 40대 초반 정도)은 1번처럼 정신없이 일했고 그것은 나의 실력의 큰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거치면서 발견한 것은 일정기간 1번처럼 일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평생 그렇게 일하는 것은 삶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삶은 균형과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 과도하게 일하다가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나도 직원들에게 "밤새워 일해도 안죽어"라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데. 이는 진실이 아니다. 강철 체력도 있지만 그렇게 일하다 진자 골병드는 사람도 있다. 매사 바쁘고 매사 최선을 다하는 삶이 꼭 바람직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매사 최선을 다하지 말라. 최선은 다할 가치가 있는 일에만 다하자.
7. 내가 깨달은 비교적 여유롭게 일하는 세 가지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것은 다 동일하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쏟고 그렇지 않은 일은 초스피드로 하거나 대충 하거나 타인에게 맡기거나(떠맡기는 게 아니라 대가를 주거나 역할을 맡김) 아예 하지 않는다. 리더라면 설계는 자신이 하고 구체화는 맡기는 방식을 쓸 수 있다.
2) 구성원들의 역량을 높인다. 내가 편할 수 있는 방법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실력을 높이는 것이다. 계속 잔소리하고 가르치고 코칭하고 자극을 주고 교육받게 하고 배우게 하여 역량을 키우게 한다.
3) 내가 할 일은 내가 빠르게 하고 남의 일을 대신 고민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할 일과 산하 구성원이 할 일을 명확히 한다. 정치적인 구성원들은 자기기 할 일을 위나 옆이나 나래에 미루곤 한다. 이에 나는 산하 임원에게 "그건 당신이 고민하고 답할 문제인데 왜 제게 떠 넘기죠?"라는 말로 책임을 명확히 준다. 단, 그가 그것을 이루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계획은 준비한다.
8. 바쁘다는 것 자체를 인생을 보람 있게 사는 것으로 여기는 분들도 있다. 대개 나의 세대나 그 윗세대 분들이 그렇다. 새벽에 출근해 밤중에 나오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곤 하신다. 그러다가 퇴직하고는 멘붕에 빠진다. 사실 위로 올라갈수록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는데 대개 워커홀릭은 스스로 바쁘게 한다. 그게 개인의 삶의 철학이거나 미션이라면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조금 더 현명하게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출처 : 일의 격(신수정 저자/KT Enterprise 부문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