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조직]비효율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 이병섭
- 2023.08.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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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벤처 CEO와 대화를 했다. "회사를 해보니 사람 채용하고 관리하기가 제일 힘듭니다. 바쁜데 사람에 시간을 쏟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이고요. 한가하게 티타임 하거나 1:1 미팅하거나 식사 하는 것은 시간 낭비 같고요. 그렇게 열심히 하고 신뢰를 쌓아도 어차피 나갈 사람은 나가더라고요. 그러니 아예 정을 주지 않는게 속 편할둣합니다."
2. 내가 물었다. "그렇게 하니 나아졌어요?" 그는 답한다. "아니오. 더 힘들어요. 예전보다 더 빨리 나가요"
3. 정과 신뢰를 줘도 떠날 수 있다. 그러나 신뢰를 주지 않으면 이에 대한 역치가 낮아진다.
4. 신뢰를 한번 돈으로 환산해보자. 예를 들어, 연봉이 5천만 원이고 신뢰가 2천만 원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전체 7천만 원의 가치가 제공되는 것이다. 이 경우라도 외부에서 8천만 원의 제안을 받는다면 당연히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6천만 원의 제안을 받는다면 그래도 저항성이 있을 것이다.
5. 그러므로 신뢰를 만들고 좋은 관계를 만든다고 해서 사람이 떠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역치를 높여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물론 신뢰를 돈으로 계산해서 상대에게 낮은 대우를 하는 수단으로 쓰라는 의미는 아니고 시대가 변했는데도 구시대적인 방법으로 관계 형성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6. 리더들은 대개 효율에 익숙해있어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 않고 시간 대비 효과가 분명한 일에 집중하기 원한다. 그런데 구성원들과의 관계빌딩은 밑빠진 독 같은 느낌이 든다. 이에 사람들에게 시간을 쓰는것은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미팅하고 식사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시간에 일 자체에 전념하면 훨씬 성과가 높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열심히 커뮤니케이션 해도 가끔씩 오해와 비난, 나쁜 평이 들릴 때면 허탈해진다.
7. 그러나 기억할 것은 인간은 로봇도 AI도 아니다. 작은 감정에도 쉽게 흔들린다. 소소한 마음의 걸림과 불신으로도 동업자간 의가 상하고 죽기 살기로 좋아했던 애인이 헤어지며 조직과 사회를 배신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그러므로 인간과의 신뢰 향상을 위해서는 비효율적인 것 처럼 보이는 활동이 필수적이다.
8. 미팅을 마칠 때쯤 그 대표가 내게 이런 말을 한다. "비효율적인 것이 효과적이기도 하네요" 오, 빙고! 인간관계는 더더욱 그러하다. 효율적인 것이 반드시 효과적이지 않다. 자녀를 효율적으로 대하는 부모, 애인을 효율적으로 대하는 남자친구를 생각해 보시라. 존경받고 사랑받을 수 있겠는가?
출처 : 일의 격(신수정 저자/KT Enterprise 부문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