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시총 2조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의 ‘한 방’ 경영론
- 이병섭
- 2025.09.2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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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을 만났다. 수십 년간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기술 전쟁 최전선에서 생존하며 대한민국 첨단제조업의 역사를 써온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다. 학자풍의 이론가가 아닌, 거친 황야에서 승리를 쟁취해 온 노련한 ‘승부사’의 눈빛이었다. 젊은 후배 경영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영감을 청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답은 MBA 교과서에 없는, 지독한 실전의 언어였다.
“숨어서 팔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전부 만들어 놓고, 한 번에 시장에 내놓아야 합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이 한마디로 요약됐다.
2. 시장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제품을 조금씩 내놓는 ‘간 보기’식 접근을 가장 경계했다. 이는 단순히 자신감을 넘어, 기술 기반 제조업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이었다.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경쟁자들의 집요한 분석과 모방에 직면한다. 어설프게 시장에 진입하면 핵심 기술만 노출한 채 ‘패스트 팔로어’에게 과실을 빼앗기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3. 그는 말을 이어갔다.
“경쟁자가 모방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다 판매한 후니까요. 그들이 싸게 팔든 비싸게 팔든, 우리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면 됩니다.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입니다.” 시장을 선점하는 ‘속도’와 ‘규모’가 최고의 진입장벽이라는 의미다. 경쟁사가 모방 제품을 생산해 시장에 풀었을 때는, 이미 선도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차세대 기술 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필승의 공식’이다.
4.이러한 ‘한 방’ 전략은 철저한 준비 과정이 동반될 때만 유효하다. 수면 아래에서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경쟁자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어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설픈 기술과 불완전한 제품으로 성급하게 나서는 것은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다.
그는
“그저 앉아서 물건을 파는 것을 마케팅이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라고도 했다.
진정한 의미의 사업은 시장의 판도를 예측하고, 경쟁의 룰을 새로 짜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총성 없는 전쟁과 같다는 것이다.
5. 결국 ‘퍼스트 무버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회장의 답은 역설적이지만 명쾌하다. 첫째, 누구도 모르게 칼을 가는 ‘은밀함’. 둘째, 모두가 주목할 때 시장을 뒤흔드는 ‘과감함’. 이 두 가지를 갖추고 압도적 기술로 무장해 시장 전체를 삼킬 규모로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 이것이 바로 추격자를 따돌리고 시장의 규칙을 새로 쓰는 진정한 퍼스트 무버가 갖춰야 할 단 하나의 조건임을 노장의 지혜는 가리키고 있었다.
#세상에고수는정말많다
출처: 페이스북 박수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