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칼럼]시스템이 애인과의 약속시간을 지키게 한다

어느 핸드폰 통신기기회사의 물류센터에서 DPS라는 반자동화 피킹시스템을 도입하였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물류센터에 DPS시스템이 도입되고 나서, 한 달 정도가 지난 뒤 방문을 하게 되어 도입성과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센터장으로부터 의외의 재미있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내용인즉 직원들 중에 DPS시스템이 들어온 후 애인과의 데이트 약속시간을 잘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 회사는 모든 면에서 영업을 최우선으로 하여 업무가 진행되는 곳으로 당일 주문마감이 완료되면 주문에 대한 출하작업이 약 오후 5시 정도부터 시작된다.

매일 주문되는 물량의 편차가 커서 마감시간을 전혀 예측할 수 가 없는 상황이다.

이 센터에는 비교적 젊은 미혼의 남자 직원들이 많은데, 저녁시간에 애인과 데이트 약속을 가끔씩 하게 된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날 주문량이 많아서 약속시간을 못 지키게 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금번에 도입한 DPS시스템의 경우는 물량의 편차에 관계없이 대체로 일정한 시간에 업무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업무량의 편차, 즉 주문량이 폭등 하여도 DPS시스템은 업무조정(Control)이 가능하여 일을 정시에 마칠 수 있게 된다.

그 이유는 첫째 당일 늘어난 주문량을 대응하기 위해 임시인력을 투입하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에서는 투입된 인력만큼 시간이 단축되게 된다.

반면 수작업의 경우는 전문 피킹요원 외에는 작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피킹작업의 속도를 평소보다 높여서 작업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것은 DPS시스템에서는 표시기의 램프만을 보고 작업하므로 빠르게 작업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수작업에서는 리스트를 읽으면서 피킹을 하게 되므로 빨리하게되면 피킹미스가 그 만큼 발생하게 된다.

예전 2002년 6월, 한 참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웠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모 편의점관련 물류센터에서는 평소 오후 5시 30분 정도에 끝나는 업무였는데, 그 날 오후 3시의 한국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서 피킹작업을 모든 직원들이 최대한 빨리 실시하여 3시 이전에 피킹작업을 마치게 되어, 그날의 축구경기를 편하게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물류센터는 어떤 곳이든 성수기와 비수기가 반복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성수기와 비수기를 잘 조절해 나가기 위해서 그에 따른 물류시스템을 적절히 운영해 나가야 하겠다.

출처 : 물류!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최영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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