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조직과 리더십]우리가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가정이 때로 우리를 한계 짓는다

1. 얼마 전 직원들과 식사하는데, 입사한지 3년차쯤 되는 한 운영 분야 직원이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한다. "저희 팀은 대부분 15년 이상 그 일만 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고 저만 어립니다. 트랜스 포메이션을 말씀하셔서 저도 어리지만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 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배 직원분들은 현 상태가 완벽해서 변화할게 별로 없다고 합니다. 물론 그 일만 이미 십 년, 이십 년을 경험한 전문가 분들이라 제가 배우고는 있지만요. 그런데 잘 모르는 제 눈에도 변화가 필요한 게 보이는데 변화할 게 없다고 하시니 의아합니다"


2. 어떤 업무부서와 미팅을 했다. 그 업무로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하고 벤치마킹도 오는 부서이다. 전문가들이고 자부심도 높았다. 난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번 백지에서 3년 또는 5년 뒤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시고 저와 다시 한번 이야기하시죠"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는데 팀장이 수심에 찬 얼굴로 내게 말한다. 십수 년간 그 일만 한 전문가들 몇 명이 토의 했는 데 현재 일의 약간의 개선 외에는 새로운 모습이 잘 안 떠오른다는 것이다. 비전문가인 내가 몇 가지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더니 깜짝 놀라며 다시 논의해보겠다고 한다.


3. 한 영역에서 오래 일한 분들은 그 업무를 매우 잘 이해하고 전문성이 있음에 틀림없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들 대부분은 더 큰 애벌레가 되는 '변화'는 훌륭하게 해내지만,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변신'을 생각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힘들어한다.


4. 왜 그럴까?


첫째, 기존의 '가정'을 고수하고 있다. 어느 업무나 '이래야 한다'는 가정이 있다. '서커스는 동물이 있어야 하고, 프라이드 감자는 기름에 튀겨야 하고, 음악은 CD로 들어야 하고, 자동차는 내연기관으로 움직이고, 택시업을 하려면 택시를 사야한다'라는 식의 널리 받아 들여진 가정이다.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입사원 연수는 몇 주간 합숙 훈련을 해야 하고, IT부서는 고객이 아닌 사업 부서로부터 요구 사항을 들어야 한다' 등도 다 가정이다. 그 가정하에 오래 일하다 보면 어느새 그 가정은 절대 깨어질 수 없는 '법칙'이 된다. 이에 그 가정을 넘어서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둘째, '비효율의 숙달화'이다.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일도 자꾸 하다보면 숙달되어 편해진다. 편해지면 그게 바꾸어야 할 것이라는 것을 못 느낀다. 외부인이나 고객이 보기에는 엄청 비효율적인데, 그 시스템 안에서 오래 있던 사람들은 하나도 불편을 못느낀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가 발명되었음에도 타자기를 고집하는 사람과 같다.


5.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1) 경험자들은 자신의 눈에 '맹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자신이 고수하고 있는 가정이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2) 고객, 외부에서 온 직원, 신입 직원, 외부인들의 관점을 무시하지 말고 들을 필요가 있다. (물론 이들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비현실적이고 엉뚱한 이야기 일 수도 있다.)


3) 자신과 다른 업종의 혁신을 참고하고, 새로운 관점을 얻기 위해 책을 읽고 공부하라.


6. 해리포터 이야기가 기억난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출간 전 12곳의 출판사의 편집자들로부터 거절을 당했다. 대부분의 거절 이유는 '요즘 시대에 아이들이 이렇게 황당하고 긴 소설을 읽겠느냐?' 였다고 한다. 한 출판사가 결국 출판하기로 했는데 그 이유가 흥미롭다. 여기도 출판사 사장이나 직원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출판사 사장의 8살짜리 딸이 그 원고를 읽어보고 너무 재미있다고 해서 출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출처 : 일의 격(신수정 저자/KT Enterprise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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