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조직과 리더십]다름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1. 학위를 막 받거나 학교에서 교수를 하거나, 벤처기업이나 글로벌 회사, 전문가 집단 등에서 일하다가 국내 대기업에 최소한 팀장 이상급 리더로 가는 분들이, 큰 조직의 생리를 잘 몰라 좌절하는 경우들을 종종 본다. 다행히도 가자마자 힘을 실어주고 원하는 대로 자원을 제공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는 임원으로 갈 때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부장, 팀장 정도로 이동하면 큰 변화는 쉽지 않다.


2. 또한, 임원으로 가더라도 초기 허니문 시기가 지난 후의 지지와 자원 확보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래서 결국 서로 원망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개인은 혁신하고 신사업을 하려 했는데 회사가 관료적이고 수구적이어서 못했다고 하고, 회사는 외부에서 전문가를 데려왔는데 조직에 도움이 안 되었다고 말한다.


3. 당연히 영입하는 회사도 방안을 찾아야하지만 영입되는 개인도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직장 생활하는 분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모든 문제를 '옳고 그름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글로벌이나 벤처 조직은 좋고, 공무원 조직은 잘못되었고, 대기업은 경직되었고, 문제가 있다는 시각으로 보면 절대 그곳으로 옮긴 후 적응하고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문제는 어디나 있다.


4. 절대 '선'인 조직이 있을까? 그러므로 '다름'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회사, 대기업, 공공, 스타트업, 벤처, 또 각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사업 형태, 역사, 오너의 철학, 특성에 따라 다른 문화와 관습이 있다. 돈과 인력을 지원받는 방법과 절차도 다르다. 의사결정이 빠른 곳도 있고 느린 곳도 있다. 상사의 지시로 다 해결되는 곳도 있고 여러 지원부서와 교통정리해야 되는 것도 있다. 그걸 이해하고 거기서 내가 지지를 얻고, 자원을 얻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물론, 주니어들이 이 방안을 금방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행착오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리더'라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물론, 주니어들이 이 방안을 금방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행착오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리더'라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행착오의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5. 예전에 한 기업의 임원으로 있다가 공공기관의 본부장으로 가는 후배가 내게 찾아 와서 "제가 가보니 직원들이 나이는 다들 많은데 전문성도 없고, 혁신 의지도 없더라고요. 제가 가서 확 혁신하겠습니다"라고 하길래 나는 그랬다가는 욕만 먹고 당신이 하고자 하는 개혁과제의 단 하나도 제대로 안될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분들이 그런 건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당신보다 멍청해서가 아니다. 그들을 인정하고 함께하며 마음을 얻어라. 그들을 혁신의 대상이 아니라 혁신의 동반자로 만들어야 한다. 그들만이 타 부서들과 엮인 문제를 풀 수 있다. 전문성만 가지고 뭐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이후 내게 감사해 했다.


6. 중요한 것은 조직의 특성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결정권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지원을 얻어야 한다. 여기에는 사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기업으로 옮겨서 책임자 역할을 하려면 이런 부분의 스킬과 리더십을 습득해야 한다. 이게 익숙하지 않다면 자신이 잘 아는 문화의 회사들만 찾는 게 좋다.


출처 : 일의 격(신수정 저자/KT Enterprise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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