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조직과 리더십]이게 우리가 살길

1. 얼마 전 드라마'이태원 클라쓰'를 보다보니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박새로이의 가게는 다 괜찮다. 음식의 맛도, 인테리어도, 친절도, 그런데도 썩 잘 안된다. 이유가 뭘까? 이를 그 동네 사채업 할머니가 지나가며 이야기한다. '동네 자체가 죽었는데 잘 될리가 없지' 그 말을 들은 박새로이는 그 동네의 다른 가게들을 돕는다. 다른 가게들이 장사가 잘 되도록 컨설팅도 해주고, 간판도 고쳐준다. 자신의 가게의 직원들은 '우리 가게나 신경쓰지 오지랖 넓게 다른데 신경쓰냐'고 불평하지만 그는 '이게 우리가 살 길이다'라고 대답한다.


2. 흔히, 우리는 '사업'을 '전쟁'에 비유한다. 경영전략도 군사전략에서 따와서 '승패'를 매우 강조한다. 경쟁자와 싸워 이기는 것이 사업 전략의 핵심이라 믿는 사람들이 많다. 상대가 죽으면 내가 산다는 생각을 가진다. 그러나, 물론 그런 사업 영역도 일부 있지만 실제 거의 모든 '사업'은 '전쟁'이나 '스포츠 경기' 같지 않다. 경쟁상대를 죽이기 위해 사업하는 게 아니고, 한쪽이 이기면 다른 쪽이 지는 경기가 아니다. 오히려 '공연'과 유사하다. 각각 고객에게 자기의 기량을 뽐내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3. 고객들은 1등 공연에만 오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공연을 즐긴다. 훌륭한 기업은 경쟁자가 아닌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협력의 생태계를 만들려 한다. 또한 한 팀만 혼자 하기보다는 이왕이면 서로 돕고 모여서 하는 게 좋다. 페스티벌 같은 형식을 통해 다양한 팀이 참여하는 것이 혼자 무언가 하는 것보다 낫다. 라스베이거스처럼 훌륭한 상권을 만들어 공생하는 것이 다른 경쟁자들을 다 죽이는 것보다 낫다. 라스베이거스에 한 회사의 카지노와 한 회사의 공연만 존재한다면 지금보다 더 흥미로운 곳이 될까? 인사동이나 북촌이나 이태원에 한 대형 회사의 프랜차이즈만 있다면 고객들이 더 모일까?


4. 인간에게 '이타심'이란 손실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자신의 생존과 유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신을 믿으시는 분들은 신이 인간에게 이타심을 주셨다고 하지만, 진화학자들 또한 '이타심'이 인류 생존에 유익했기에 인간의 DNA에 새겨졌다고 한다. '공유지의 비극'에서도 볼 수 있둣, 자신의 것만 챙기면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등을 피할 수 없고 결국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5. 코로나의 확산 대응도 동일해 보인다. 자기 자신만 마스크를 확보한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각각의 단체가 자신들의 교리나 원칙만을 고수하여 사회와 반하는 행동을 고집하는 것은 위험하다. 바이러스는 주위 사람들이 걸리지 않아야 나와 내 가족도 안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코로나 사태에 정치적 색을 입히지말고, 그저 서로 협력하고 서로를 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모두 사는 길이다.


6. 자신의 사업이 잘 되는 길, 우리가 번성하는 길은 '이기심'과 '이타심'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타심' 또한 궁극적으로는 자신과 자신의 후손을 돕는 일이다. '이게 우리가 살 길'이라는 주인공의 음성을 기억하게 되는 하루이다.



출처 : 일의 격(신수정 저자/KT Enterprise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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