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조직]저 사람은 어떻게 저 자리에 올랐을까?
- 이병섭
- 2023.12.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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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 전 카페 옆자리에서 대기업 직원들의 대화가 들린다. "우리 상무님은 어떻게 상무가 되었는지 몰라. 실력도 없는데. 대표이사에게 아부는 엄청나게 잘해" 또 한 직원은 이런 말을 한다. "A부서 상무는 직원들을 노는 걸 못 봐. 직원들이 다 싫어하는데 어떻게 임원이 되었는지 모르겠어"
2. 간혹 "저 사람은 어떻게 저 자리에 올랐을까?" 궁금한 경우들이 있다. 특히, 실력을 중시하는 젊고 의협심이 강한 이들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임원들이 꽤 있다. 나도 그러했다. 과거 대기업에서 많은 임원들을 만나 보았는데 실력도 없는데 어떻게 저 자리까지 올랐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3.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이해가 되었다. 기업에서 임원 이상 오른다는 것은 20년 이상 오랜 기간 경쟁을 뚫고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들 특기가 있다. '성과'나 '똑똑함', '전문성'이 유일한 특기는 아니다. 사실 '정치'도 특기이고 '충성심', '관계'도 특기이다. '기획과 쇼잉'도 특기이고 '독함'도 특기이다. 오히려 '성과'는 20년 이상 꾸준하게 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실력'과 '성과'에만 초점 맞춘이들은 좋을때는 잘나가지만 언젠가 실패할때 누군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탈락한다.
4. 과거 마른 수건도 짜내는 지독한 대기업 CEO가 계셨다. 직원들에 대한 사랑이나 신뢰 같은 것은 없었고 본인의 성과와 오너에 충성만 있으셨다. 당연히 직원들은 다 싫어했다. 그래도 그분은 승승장구하신 후 은퇴하셨다. 잘 보니 그분은 방만하게 운영되거나 적자가 많거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 배치되었다. 직원들 욕먹는 것에 개의치 않고 쥐어짜고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분의 특기였기에 오너가 적절히 활용한 것이다.
5. 윗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사람을 쓰게 마련이니 윗사람이 잘되면 그와 좋은 관계를 맺은 이들은 실력이 조금 약해도 위로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오너와의 관계는 승진의 핵심 중 핵심일 수 밖에 없다.
6. 이렇듯 산전수전 겪으며 쌓은 무언가가 있다. 그것을 하나의 잣대로 재면 말도 안되는 사람들이 위치를 차지하는둣하지만 대개는 그래도 무언가 재주가 있기에 오르는 것이다.
7. 물론 여기에 '운'의 힘도 엄청나다. 아무리 뛰어나도 타이밍과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어렵다. 그러므로 어떤 위치에 올랐다는 것은 운도 있는 것이다.
8. 또 하나 고려할 것은 '피터의 법칙'이다. 수직적 계층 조직의 모든 직원은 능력이 고갈될 때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다. 즉, 무능함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하게 되니 높은 자리들은 무능한 사람으로 채워진다는 역설이다. 기업에서는 대개 높은 직급에 맞는 사람이 그 직급을 차지하는게 아니라, 아랫 직급에서 가장 잘한 사람이 높은 직급을 차지한다. 그러다보면 막상 높은 직급이 되어서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게 되고 그들은 무능함을 드러낸다.
9. 그러므로 요약하자면
1) 직위는 고스톱으로 딴 것은 아니다. 재주와 운이 있는 것이니 인정해 주시라.
2) 직위는 대개 그 직위가 끝인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그러므로 무능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3) 당신이 승진하길 원한다면 당신의 특기를 잘 개발하시라. 전문성이나 성과만이 실력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시라. 또한 하나씩 위로 오를 때 그것이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마지막 자리가 되지 않도록 그 위치에 걸맞은 모습과 성과를 보여라.
출처 : 일의 격(신수정 저자/KT Enterprise 부문장)

